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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파리이응노레지던스 결과보고전
김영진 │ 파랑 │ 김찬송
레지던스(residence)라는 말은 ‘다시 앉다’, ‘쉬다’, ‘정착하다’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동사 residere에서 파생한 중세 프랑스어 résidence에 뿌리를 두고 있다. 정착하는 행위, 혹은 거주지를 의미하는 이 단어는 한 장소에 ‘머무름’을 강조한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파리이응노레지던스는 다른 곳으로 ‘떠남’을 전제로 한다. 세 명의 작가들은 대전을 떠나고 한국을 떠나 프랑스 보쉬르센의 레지던스를 베이스 캠프로 하여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간 유럽 미술을 순례하는 ‘길 위의’ 시간을 보냈다. 이제 이들이 다시 돌아와 그 여정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김영진은 기억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현상을 투명한 물질적 요소들로 표현하는 작업을 소개한다. 파랑은 자연 속에서 유희하며 끌어올린 야생성을 담아낸 그림들을 모았다. 한편, 김찬송은 자아가 타자와 조우할 때 빚어지는 긴장, 그리고 모호해지는 경계를 묘사한 회화를 선보인다. 먼 길을 떠났다가 이곳으로 돌아와 ‘다시 자리에 앉은’ 작가들의 이야기는 ‘레지던스’ 본연의 의미를 완성하며 우리가 머무는 이 도시에 새로운 숨결을 더할 터이다.
임 은 민 이응노미술관 학예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