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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전시

이응노미술관 과거 전시한 내용을 소개합니다.
아트랩포스터

김재연(1989~)

 

김재연은 중앙대학교에서 사진학으로 학·석사 학위를 받고, 아일랜드 더블린의 포토아일랜드(Photo Ireland), 이탈리아 피렌체의 빌라 로마나(Villa Romana), 북서울미술관 등에서 그룹전을 열었으며 현재 사진매체로 작업하고 있다. 10월의 아트랩 대전에서는 처음으로 소개되는 사진작업으로, 김재연 작가의 개인전을 진행한다.

김재연 작업의 대상물은 사람이 아니라 자연이다. 풍경과 씨앗을 소재로 작업하는 작가는 우리가 늘 먹는 쌀, 과일, 커피 같은 음식 역시 씨앗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작업초기인 2012년에는 작가의 엄마가 기록한 14살까지의 육아일기를 기반으로 한 <4810 days>를 제작했다. 이 작업은 어머니와 대지, 씨앗을 소중하게 들고 있는 어머니의 사진과 작가 자신의 출생증명서, 자라나는 본인의 자신과 작가가 직접 키우는 농작물의 사진이 병치되는 방식으로 전시되었다. , 본인의 성장과정을 농사에 비유한 것이다. 태어나고 자라고 또다시 다른 생명체를 잉태하는 인간의 삶이 작업의 모티브가 되었다. 농작물의 성장과정을 사진으로 담아야하는 만큼 이 시기 작업은 작가의 노동과 시간이 집약되었을 뿐만 아니라, 사진이라는 매체의 특성을 활용해 기록의 수단으로 다루는 것이었다.

아트랩대전의 10월 전시에서 선보이는 <0그램 드로잉> 역시 <4810 days>의 모티브가 된 자연의 선순환 과정을 시각화한 것이다. 태어나고, 자라고, 열매 맺는 단순한 진리는 씨앗에서 시작된다. 작가는 자신이 찍은 자연 풍경의 필름 위에 직접 채집한 씨앗을 놓고, 이것을 다시 스캔하고 현상한다. 완성된 사진에는 빛이 투과하는 가볍고 작은 씨앗의 형상이 남는다. 배경이 되는 풍경에는 공간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려진 씨앗으로 인해 결과물은 매우 평면적인 효과를 낸다. 사진 촬영단계에서 씨앗이 놓일 자리를 구상하고, 여러 종류의 씨앗을 테스트 해본다는 점에서 사진은 단순한 기록을 벗어나 완성된 사진의 질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작업으로 변모한다.

풍경사진은 시각예술에서 가장 지배적인 분야인 회화와 동일한 주제를 공유한다. 스트레이트 포토(Straight Photography)로 잘 알려진 20세기 초의 알프레드 스티글리츠(Alfred Stieglitz, 1864~1946)나 조엘 메로위츠(Joel Meyerowitz, 1938~), 존 팔(John Pfahl, 1939~)과 같은 풍경사진가들은 사진 매체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새로운 형태의 풍경사진을 창조하고자 했다. 김재연 작가가 수집하고 직접 배치한 씨앗들 역시 이처럼 수공적인 이미지의 완성에 기여한다. 사진이 리얼리티를 벗어나 이미지로, 복제(reproduction)를 넘어 생산(production)으로 변화한 것이다.